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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투리

4 of coins




동기애들인데 여자애 넷과 남자애 하나가 자주 어울려 다니더라.

그러다가 점을 한번 봐줄 기회가 있었는데, 애들이 막 그 남자동기랑 여자애 하나를 몰면서 그러는데 "언니 쟤네 둘이 서로 좋아해요!"


전부 다 기억은 안나는데, 유난히 여적 기억에 남는 게 그때 남자애가 뽑은 카드가 코인의 4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집착한다, 욕심이 많다, 이기적이다.

어느정도 만나온 연인이었다면 그냥 단순히 이제 상대방한테 돈쓰기가 좀 아까워지고, 무조건 배려만 하긴 싫고, 그래도 남주기는 싫고.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했어도 무방할지 모를 일이지만, 얘네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입학하고 만났으니 그렇게 오래 봐오지도 않았는데?

 

 

내가 남자라면 거기서 '이놈이 욕심이 많아서 얘네들 사이에서 계속 의자왕 노릇을 하려고 고백을 안한다'고 생각하고 남의다리 긁었을수도 있을까? 



펜타클이 현실적인 흙의 원소라는 점과 숫자 4의 고정적인 성향을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이 친구는 지금 변화를 두려워한다. 썸은 타고, 주변에서 다 알 정도로 사이가 그런데도 현재의 관계, 무리 안의 즐거운 친구 사이, 혹은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썸타는 감정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일수도. 

무작정 잘 사귈거야 대책없이 낙관하는 생각보다는 용기를 냈을 때 자칫 잘못되어 현재까지 쌓아온 안정적인 교우관계를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이 클 수도 있다. 

그러니까 이기적이지 상대방 입장이나 마음은 고려를 못 하고 있으니까.


집착한다는 것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키워드 아닐까. 어쨌건 주변에서는 둘이 얼레리꼴레리하는 걸 다들 알고 있다. 그런데 두달이고 세달이고 반년이고 그냥 좋아해서 간보는 사이로 남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어떤 욕심에서건 두려움에서건 현재를 못 놓는 거다. 불가피한 변화인데도. 다른 면으로 보자면 친구관계가 안정적이라는 걸 알아도 결국 애정을 키우고 말았을 정도로 상대 여햏이 욕심나고 놓치기 싫을거고. 


뭐 나머지 세 여햏과의 관계도 쪼매 욕심은 나는건지도 모른다. 흑심이 있건 없건간에, 누군가의 남친으로 도장이 꽝꽝 찍히면 이전보다는 좀 눈치보일 게 있긴 할거니까. 그런데 그 애들이 그나이에 그것까지 깨닫고 있을런지는 모르겠다만.


다른 친구가 연애운을 보는 사이 이 남햏은 친구 옆에서 같이 경청하는 썸 여햏 아닌 다른 시끄러운 친구와 저 쪽 끝에서 왁왁거리며 한창 장난을 쳐댔다.



속내야 물어보지 않았으니 진심이야 당연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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